신촌로타리에 가면 '사랑방'이란 허름한 선술집이 있다. 예전 그랜드마트 건너편 좁은 골목 안 작은 교차로 이 층에 위치해 있는 데 그곳은 우리들의 아지트였다. 들어가면 항상 주시던 신 깍두기. 무우가 다 삭아 물컹한 깍두기는 그 집 최고의 서비스 안주였다. 신 깍두기와 소주 한잔이 그렇게 궁합이 잘 맞는 줄 그때 처음 알기도 했다.
돈이 궁했던 대학 시절, 심각했던 선배들과 늦은 밤 이른 새벽녘에는 항상 그 집을 찾았다. 그곳은 언제나 모든 것에 자유로웠다. 목청 높여 부르는 노래 소리가 옆 테이블에 방해가 될 만도 한데 아무도 우리에게 뭐라 하지 않았다. 노래가 시작되면 모든 테이블에서 같이 따라 부르고 울부짖고 그렇게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그 시절. 요즘은 그때 그 시절 기억이 많이 난다.
언제나 자리를 털고 일어날 시점에 불렀던 '동지가'와 '타는 목마름으로'. 늘 그랬던 것으로 기억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노래를 부르면 우린 말없이 그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오늘 갑자기 그 노래가 듣고 싶어 인터넷 여기저기 뒤졌다. 시간이 많이 흘러 노래의 애절함이 이제 그만 잊혀질만도 한데 이명박이 나의 대학 시절을 기억나게 한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대단하다 이명박.
'타는 목마름으로' 노래는 김광석, 서기상, 안치환, 친구, 김민기 등등이 불렀지만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가 불러준 노래가 제일이다. 과하지 않은 애절함이 그들 노래의 힘이다. 한없이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호소력을 지닌 그들의 노래. 그 노래를 어렵게 찾았다. 한참을 들으면서 어느새 맥주 한 캔은 금방이다. 오늘 이 노래를 듣고 온전히 잠에 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

타는 목마름으로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도 너를 잊은 지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나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치 떨리는 노여움에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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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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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8 0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