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을 돌이켜 보면 나는 슬프고 기쁜 사랑들을 했다. 그러나 사랑했던 기억들은 항상 나를 따뜻하게 한다. 단지 후회하게 만드는 것은 사랑 자체가 아니라 아마도 욕심과 집착과 질투와 미움 같은 것들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됬을텐데 난 그러질 못했다. 앞으로 남은 나의 인생은 지난 날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용서하고 다독이고 가끔의 쓸쓸함에 대해 돌아보고 그렇게 다시 사랑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다시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사랑은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게 아니란다.
사랑은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게 아니란다. 사랑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아. 다만 사랑 속에 끼워져 있는 사랑 아닌 것들이 우리를 아프게 하지. 누군가 널 사랑한다고 하면서 너를 아프게 한다면 그건 결코 사랑이 아니란다. 사랑이 상처를 허락한다는 말은 속수무책으로 상처 입는다는 말이 아닌 것을 너도 잘 알거야. 상처를 허락하기 위해서는 상처보다 네 자신이 커야 하니까. 허락은 강한 자가 보다 약한 자에게 하는 거니까 말이야. [p.175 공지영 산문집]

그때는 사랑을 해야 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너를 아프게 하지 않고 네가 진정, 그 사람이 삶이 아픈 것이 네가 아픈 것만큼 아프다고 느껴질 때, 꼭 나와 함께가 아니어도 좋으니, 그가 진정 행복하기를 바랄 때, 그때는 사랑을 해야 해. 두 팔을 있는 힘껏 벌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고, 네 힘을 다해 그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해. 하지만 명심해야 할 일은 우리는 언제나 열렬히 사랑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서둘러 사랑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거야. [p.177 공지영 산문집]

더 많이 사랑할까봐 두려워 하지 말아라.진정한 자존심은 자신에게 진실한 거야. 신기하게도 진심을 다한 사랑은 상처를 받지 않아. 후회도 별로 없어. 더 줄 것이 없이 다 주어버렸기 때문이지. 후회는 언제나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을 속인 사람의 몫이니까. 믿느다고 했지만 기실 마음 한구석으로 끊임 없이 짙어졌던 의심의 그림자가 훗날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 비싼 돈과 그 아까운 시간과 그 소중한 감정을 낭비할 뿐, 자신의 삶에 어떠한 성장도 이루어 내지 못하는 거지.
더 많이 사랑할까봐 두려워 하지 말아라. 믿으려면 진심으로, 그러나 천천히 믿어라. 다만,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느 일이 되어야 하고, 너의 성장의 방향과 일치해야 하고, 너의 일에 윤활유가 되어야 한다. 만일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일을 방해하고 너의 성장을 해치고 너의 일을 막는다면 그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그의 노예로 돌아가고 싶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니까 말이야. [p.179 공지영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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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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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3 13:05